여자 넷과 생리대 넷
우리 집엔 여자가 넷이다. 엄마와 딸 셋. 막냇동생까지 생리를 시작하고 엄마가 아직 생리를 하던 때엔 정말 누군가가 생리를 하는 날이 아무도 생리를 하지 않는 날보다 많았다.
당연히 우리 집의 생리대 소비량은 평균 가정보다 월등히 높았는데, 우리는 생리대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주문 할 수 없었다. 우리 네 여자는 각자 선호하는 생리대가 다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언니와 동생은 보들보들한 백 퍼센트 순면 생리대인 “좋은 느낌” 또는 “순수한 면”만 썼는데, 양이 많은 언니는 대형만, 양이 적은 동생은 중형과 소형만 썼다. 나는 그런 순면 생리대를 쓰면 빨갛게 뭐가 나서 “위스퍼”같이 까끌까끌한 생리대를 썼다. 엄마는 아무거나 잘 쓰는 듯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양이 줄어드니 혼자 라이너를 쓰기 시작했다.
피를 나눈 가족이 생리대 따위를 나눠 쓸 수 없었다는 게 좀 웃기는데, 그것보다 더 웃긴 건 생리대 가격이다. 기본 생필품인데 너무 비싸다. 화난 마음에 “생리대 면세 국가 청원”을 검색하니,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생리대 가격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고,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다는 기사가 나온다. 조사로만 끝나지 않고 정말 가격이 내린다면 세상 모든 딸들의 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